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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대로 우주로 못간다…상업성 제쳐두고 오로지 연구만

 

우주개발 나서는 기업들
상업화 가능한 생태계 위해
정부가 민간지원 확 늘려야

민간 우주시대에 합류하려면
정부 주도 `올드 스페이스` 넘어
`미드 스페이스` 진입전략 필요

◆ 창간 55주년 국민보고대회 ◆ 

지난 1월 미국 혁신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우주항공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ARKX(ARK Space Exploration ETF)` 상장 계획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아크인베스트는 전기차 세계 1위 테슬라, 핀테크 유망주 스퀘어, 원격의료업체 텔라독 등 혁신 기업 발굴로 지난해 ARKK, ARKG, ARKW 등 인기 ETF 상품을 출시한 자산운용사다. 연간 수익률 40~50%를 기록해 `대박`을 터트렸다. 아크인베스트는 ARKX 상장계획서에 "재활용 로켓이나 인공위성, 드론 등을 제작하는 항공우주 관련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며 "관련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크인베스트의 우주 ETF는 3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민간 기업이 우주에서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안형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은 "기존 우주산업과 달리 소규모·저자본 민간 우주 기업들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생태계 변화를 뉴 스페이스라고 지칭한다"며 "정부가 우주 개발의 주된 자금 공급원이었던 과거와 달리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새로운 민간 투자 파트너와 혁신적인 기업들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뉴 스페이스 이전의 우주 개발, 즉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등 정부가 설립한 기관 주도로 진행되는 우주 개발 시대를 뉴 스페이스와 대비되
한국도 뉴 스페이스에 걸맞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한화가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에 1090억원을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발사체와 위성 등 우주 개발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AP위성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올해 한국 증시에 상장된 우주 관련 7개 기업 주가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 사이 평균 70% 상승했다. 이노스페이스, 페리지항공우주 등 소형 로켓을 우주로 발사하려는 벤처 기업도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한국 우주 생태계는 뉴 스페이스 시대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로켓·위성 개발은 여전히 정부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조립, 부품 개발에 기업들이 참여하긴 하지만 정부 예산 없이는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다. 한화를 제외하고 우주 개발에 뛰어든 대기업도 딱히 없다.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스마트폰 산업처럼 민간이 자기 자본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다다른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며 "우리도 뉴 스페이스 시대를 지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올드 스페이스`에 머물고 있는 한국 우주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간 단계인 `미드 스페이스` 진입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생태계 육성에 나서고 민간 참여를 유도해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나서서 민간 생태계를 키운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 시험에 잇달아 실패했을 때 NASA는 연구 자금은 물론 기술력을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스페이스X는 2002년 창업 후 첫 10년 동안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벌었는데 이 중 절반이 NASA가 지불한 금액이었다. 




한국도 뉴스페이스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NASA의 스페이스X 지원처럼 정부가 민간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R&D 중심의 우주 개발에서 상업화가 가능한 생태계 전환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탁민제 KAIST 명예교수는 "정부 우주 개발 예산을 기존 R&D 과제에서 기업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돈을 주고 사는 `획득 사업`으로 바꿔야 할 때가 왔다"며 "우주산업이 획득 사업으로 전환된다면 기술 역량이 확보된 위성 부문부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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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이진우 부국장 / 이새봄 팀장 / 원호섭 기자 / 안갑성 기자 / 김희래 기자 / 이상은 MB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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