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뉴스

관련뉴스

유럽, 에너지 대란 덮쳤지만…3~4년뒤 러시아 가스 필요 없다

칼 빌트 前스웨덴 총리
20일 세계지식포럼서 `지정학 갈등 해법` 토론


러 의존 낮출 여러 대안 마련

중립국 유지한 스웨덴·핀란드
이젠 자력으론 안보 보장 못해

위기직면한 中도 심상치 않아
러시아처럼 궤도 이탈 우려도
선진국의 對中외교 더욱 중요

 

◆ 세계지식포럼 ◆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가 최근 매일경제와 한 영상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영상 인터뷰 캡처]사진설명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가 최근 매일경제와 한 영상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영상 인터뷰 캡처]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불거진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감당할 수 있다"며 "앞으로 3~4년 내 유럽은 석유나 가스 등에서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빌트 전 총리는 오는 20일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지정학 전망 2023: 냉전시대의 회귀 세션으로 청중과 만난다. 빌트 전 총리는 1991~1994년 스웨덴 총리를 지냈고, 2006~2014년 외무부 장관으로 일했다.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불거진 유럽 에너지 대란 사태에 대해 그는 유럽 국가들이 충분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빌트 전 총리는 "스웨덴은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특히 러시아산 가스는 에너지 구성에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독일이나 그 밖의 다른 나라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시간이 걸려도 세계 다른 지역에서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세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온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앞둔 것에 대해 그는 "과거 소련 체제가 붕괴했을 당시 스웨덴과 핀란드 모두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유럽 협력의 구조와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스웨덴이 EU에 가입하던 때는 냉전이 해체되고 군비를 축소하는 평화와 국제 협력 시대였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뀐 만큼 나토 가입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나토 시스템에 있는 미국과 영국, 다른 유럽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고는 우리(스웨덴)의 안보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10년 전만 해도 나토 가입은 전혀 의제가 아니었는데, 이제 스웨덴과 핀란드 양국에 필수적인 의제가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러시아 간 갈등에서 시야를 더 넓혀 서방국가와 러시아·중국 간 갈등에 따른 신냉전이 도래했는지를 묻자 빌트 전 총리는 "격렬한 전쟁이긴 하지만 냉전까지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동유럽에서 수십만 명 규모의 군대가 싸우고 있으며 1000만명 넘게 탈출한 큰 전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측 가능한 미래에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와 유럽이 어긋난 것처럼 중국 또한 완전히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선 많은 외교적 노력과 신중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트 전 총리는 "중국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맞는다"며 "경기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관계 등으로 당 대회를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되레 중국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빌트 전 총리에게 최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그는 "요즘 같은 시기에 중앙은행이 되고 싶진 않다"며 "ECB는 매우 어려운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빌트 전 총리는 "경제가 취약하고 부채 부담이 높은 일부 유럽 경제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유로화 약세는 안 그래도 비싼 에너지 수입을 더 비싸게 만들기 때문에 유로화 강세가 이어지도록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맞는다"고 평가했다. 

[나현준 기자 /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글

    하버드보다 입학 어렵다는 미네르바, 세계지식포럼서 워크숍

    다음 글

    美·유럽 거물펀드, 1000조원 운용 큰손 …'투자의 신' 집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