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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전성시대’ 언제까지…月 1조 배달음식 시장 3~4년 내 고점?

2020.01.23

1조242억원.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한 달 치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다(2019년 11월 기준). 전년 동월(511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음식 서비스 월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통계 작성 후 처음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금액 4조8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2조5000억원)과 코웨이(1조8000억원) 인수금액을 더한 것보다도 크다. 바야흐로 배달 전성시대다.
단, 일각에서는 배달 시장 성장을 위태롭게 보는 시선도 있다. 배민·요기요 합병으로 인한 독점 우려, 라이더(배달 대행기사) 근로자성 인정에 따른 배달료 인상, 포장(take-out) 할인 공세, 친환경 소비 확산 등이 배달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배달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과연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3~4년 내 성장 한계가 올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사진설명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3~4년 내 성장 한계가 올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바로고 제공>



▶너도나도 배달…목표는 메이퇀

▷DH CEO “배달 가능한 건 다 배달”

배달(택배) 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쿠팡, G마켓 등 온라인 쇼핑을 통한 공산품 유통과 배달앱을 통한 음식 배달이다. 두 시장 모두 급성장하는 가운데 특히 음식 배달 시장 성장세가 두 배 이상 가파른 모양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가구 형태 변화, 배달앱을 통해 주문 가능한 음식 종류 다양화, 배달앱 업체 간 마케팅(할인쿠폰 등) 경쟁으로 신규 고객 유입 활성화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배달앱 시장이 급성장하며 최근에는 두 배달 시장 간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쿠팡, 위메프 등 공산품 유통에 집중하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음식 배달을 하고, 배민, 요기요 등 배달앱은 오히려 공산품 유통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배민의 ‘B마트’, 요기요의 ‘마트 장보기’가 대표 사례다.

근거리 소용량 쇼핑 전문인 편의점도 배달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편의점이 4만5000여개에 달해 사실상 도시 지역 전체가 ‘편세권’임에도 집 밖으로 불과 수십m 걸어 나오는 번거로움까지 해소하려는 것. CU는 현재 3000점 규모인 배달 가능 점포를 올 1분기 내 5000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권 내 일부 점포에서는 24시간 배달 서비스 운영도 준비 중이다. GS25와 이마트24도 강남권 직영점 10곳, 전국 직영점 35곳을 중심으로 각각 350여개, 120여개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먼저 고객 반응을 살핀 후 향후 배달 점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업 모델은 중국 배달앱 1위 업체 ‘메이퇀(美團)’이다. 메이퇀은 이용자 3억명, 본사 직원 4만명, 배달기사는 35만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배달앱 중 하나다. 메이퇀은 음식뿐 아니라 꽃, 약, 의류, 케이크 등 거의 모든 것을 배달한다. 배달 대행업체들은 ‘30분 내 도착’한다는 보장보험에 가입해 있고 배달기사가 현재 어디쯤 오고 있는지 보여주는 실시간 위치 추적 서비스, 배달기사와의 통화·문자 기능도 제공한다. 사용자는 배달 완료 후 배달기사에 대해 평점을 매기고 팁까지 줄 수 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창업주 겸 CEO는 지난해 9월 매경 세계지식포럼에서 배달앱 시장의 청사진을 이렇게 밝혔다.

“향후 외식업은 훌륭한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에서 내점 고객을 맞거나 배달을 하는 일반 식당 두 가지로 분류될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음식 외에도 꽃, 생필품 등 다양한 상품을 배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마존보다 빠르고, 우버이츠보다 배달 가능한 상품 가짓수가 많은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 배달 가능한 무엇이든 다 배달하려 한다. 어떻게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더 효율적으로 배달할 수 있을까가 우리의 관심사다. 향후 몇 년간은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배달 시장 성장 한계론 솔솔

▷배달료·라이더 수급·친환경 소비 관건

배달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일각에서는 3~4년 안에 배달 시장 성장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최저임금 인상과 라이더의 근로자성 인정으로 인한 배달 비용 상승이다. 현재 배달 대행 기본요금은 약 3000원. 이 중 10%는 배달 대행업체에 플랫폼 서비스 사용료로, 10%는 오토바이 보험료와 주유비 등으로 빠져나가고 80%(약 2500원)가 배달 대행기사 몫으로 돌아간다. 배달을 해서 최저임금(8590원)을 벌려면 적어도 시간당 3~4건은 배달해야 한다. 여기에 최저임금이 더 오르고 라이더의 근로자성 인정으로 4대 보험 지급 등이 의무화되면 배달 수수료도 덩달아 인상, 배달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

한 배달 대행업체 대표는 “배달 대행 수수료의 대부분은 라이더 인건비다. 라이더는 대표적인 단시간·저숙련 일자리여서 편의점 등 최저임금을 주는 다른 업종과 고용 측면에서 경쟁관계에 있다. 즉 최저임금은 오르는데 배달 주문은 그만큼 늘지 않으면 라이더는 다른 일자리로 이탈, 라이더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메이퇀 모델이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되기는 어려운 이유도 인건비 차이 때문이다.

중국은 메이퇀 외에도 배달 서비스가 매우 활성화돼 있다. 18분 내 총알 배송으로 커피를 파는 ‘루이싱(Luckin)커피’는 지난해 말 4900개 매장을 돌파, 스타벅스(약 4300곳)를 제치고 중국 내 최대 커피 체인이 됐다. 그러나 이런 배경에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배달 인력 공급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배달 대행 기본요금이 5~6위안에 불과하다. 배달 대행료가 커피 한 잔 값보다 저렴하니 가까운 거리의 커피전문점에도 직접 가지 않고 커피 한 잔을 배달시킨다. 그러나 배달 수수료가 비싼 한국에서는 구조적으로 적용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둘째, 배민과 요기요 합병으로 인한 마케팅비 축소 우려다. 합병 전 치열하게 경쟁하던 양 사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할인쿠폰 뿌리기에 나섰다. 첫 주문 시 5000~1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 음식을 거의 공짜로 주문해 먹을 수도 있었다. 덕분에 배달의민족의 주문 건수는 갈수록 급증하는 ‘J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이번 합병으로 할인쿠폰 경쟁이 위축되면 이 같은 성장세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 측은 합병 후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같은 시기 딜리버리히어로는 공시 자료를 통해 ‘배민 인수 후 회사 이익(EBITDA)이 장기적으로 총 거래액의 5~8%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개 수수료 인상 없이 이익을 늘리려면 마케팅비를 축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주윤황 장안대 유통경영과 교수는 “급증하는 배달 수요에 비해 배달기사 인력 수급이 부족해지면 배달료 인상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배달앱 시장 성장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배달료 인상 문제가 분명 불거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배달료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포장을 통한 대체 소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포장은 배달 수수료가 들지 않아 할인 여력이 더 크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일회용기 사용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포장 용기를 직접 가져가서 받아오는 친환경 소비도 늘고 있다.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일회용 컵 대신 개인 컵(텀블러)으로 커피를 받아갈 경우 300원 할인 또는 ‘에코 보너스 스타(스타벅스 멤버십)’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컵 대신 텀블러로 커피를 받아가는 사례가 2018년 808만건에서 2019년에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배민도 이런 흐름을 읽고 2018년 12월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했던 포장 서비스를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 가서 대기시간 없이 바로 갖고 나오는 ‘스마트픽(smart pick)’, 포장 예약 주문앱 ‘오퍼밀(offermeal)’ 등 관련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 배달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매출의 33%에 달한다. 포장은 이런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니 고객에게 20% 이상 할인해줄 수 있다. 할인폭이 크니 단체 주문 유치도 유리하다. 배달요금 인상, 라이더 수급, 친환경 소비 확산 등으로 3~4년 내 배달 시장이 성장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42호 (2020.1.15~2020.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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