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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먹거리 과감히 포기…카메라 엔지니어들, 이젠 AI 인재로 첨부파일 -
`필름카메라 명가` 코니카미놀타의 끝없는 변신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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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카`란 브랜드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밀레니얼세대 중 상당수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4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유명한 필름 브랜드를 떠올린다. `미놀타`라는 브랜드는 어떨까. 캐논, 니콘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카메라 브랜드라는 점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코니카는 1873년, 미놀타는 1928년에 창업한 회사다.
유구한 역사를 갖고 승승장구했던 이 두 회사는 2000년대 들어 위기를 맞았다. 먼저 직격탄을 맞은 회사는 코니카다.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필름카메라 시대가 급속히 저물었기 때문이다. 필름카메라 시장은 정점을 찍었던 2000년을 100으로 봤을 때 2009년에는 10 이하로 추락했다. 9년 만에 시장이 10%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 셈이다. 

이런 와중에 2003년 코니카는 미놀타와 합병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필름카메라 시장과는 반대로 2000년 1000만대에서 2008년 1억2000만대로 시장 규모가 12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는 결국 아이폰이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오래가지 못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2014년 4300만대 규모로 다시 크게 위축됐다. 이렇게 찾아온 두 번의 위기는 회사를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내몰았다. 필름 분야 부동의 1위 회사도 별수 없는 상황이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발명했지만 파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2006년 코니카미놀타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필름과 카메라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코니카미놀타는 프린팅 솔루션, 헬스케어 기기 등 전통적인 사업과 다른 분야로 성공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이뤘고, 이제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매출 1조312억엔(약 10조903억원), 영업이익 538억엔(약 5264억원)을 기록한 견실한 회사로 거듭났다. 다우존스는 코니카미놀타를 6년 연속 지속 가능 우수 기업으로 선정했다. 

필름과 카메라를 과감하게 포기한 코니카미놀타는 이제 주력 사업을 △비즈니스 솔루션 △헬스케어 △정밀 계측기기 △섬유인쇄 등 산업용 인쇄 솔루션 등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함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기업인 미국 앰브리제네틱스(ambry genetics)를 약 1조원에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소규모 인수·합병(M&A)을 한 적은 많았지만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렇게 대규모 딜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프린팅 솔루션에서는 섬유인쇄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갔다. 종이에만 인쇄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 섬유제품 인쇄에는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것이 문제였다. 이것을 잉크젯 방식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맞춤형으로 인쇄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의류기업인 자라(Zara) 의류 중에는 코니카미놀타 섬유인쇄기로 인쇄된 제품이 많다. 

유럽 등 전 세계 5곳에 BIC(Business Innovation Center)를 만들었다. 전통적인 일본 기업과 다르게 과감하게 해외 M&A에 나선 것도 이런 거점을 두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꾸준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했기 때문이다. 기존 기계 엔지니어, 화학 엔지니어 등에게도 머신러닝을 배우게 하는 등 회사 체질을 바꾸는 작업을 지속했다. 코니카미놀타는 또 다른 사업구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등을 정밀기기 등에 연결하는 사업 등에서 집중 연구에 나섰다. 

 

■ 마쓰자키 마사토시 회장 "소비자불편서 파괴적 혁신 기회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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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자키 마사토시 코니카미놀타 회장은 지난 3일 스위스 장크트갈렌에서 열린 제48회 장크트갈렌 심포지엄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인터뷰하면서 성공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했다. 

마쓰자키 회장은 "소비자들이 불편해하는 것이 파괴적 혁신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갖기에 좋아 보이는 것(nice to have)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must have)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철저히 인식하고 사업 분야를 바꿔 나갔다"고 말했다. 

마쓰자키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 그는 코니카미놀타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꿔놓는 등 개혁을 주도했다. 그는 아이폰 등장을 예견이라도 한 듯 아이폰 출시 직전인 2006년 카메라 사업을 포기했다. 이런 진화를 예상했냐는 질문에 그는 "디지털 컨버전스 흐름이 있었고, 휴대폰으로 모든 것이 머지않아 통합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카메라 사업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마쓰자키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본업 이외에 세컨드 잡을 갖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스타트업에 주력해도 좋다고 보고 본업보다 그런 활동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컨드 잡을 가지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사람만이 가진 특별한 재능을 살려주는 문화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들에게는 언제라도 회사로 복귀할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게 생각하고, 실천은 작은 것부터 해 나가자(Think Big, Start Small)`라는 모토를 강조해 왔다"며 "파괴적 혁신은 이런 마인드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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