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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돈안되는 인프라투자 대폭 조정…'흰색 코끼리'는 버린다" 첨부파일 -

 

개혁·개방 40년…中 새로운 노선 선언


◆ 다보스포럼 MK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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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소위 '흰색 코끼리(White Elephant)'로 불리는 손실 프로젝트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가 중국이 추진해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흰색 코끼리'는 외관은 화려하나 쓸모가 없는 무용지물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 화려한 외면을 유지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만 처분하기도 힘든 애물단지란 의미다.

진 총재는 "손실이 나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공적 부문에서 나온 것"이라며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과시하기 위해 돈이 안 되는 프로젝트를 정부 돈으로 많이 해왔다"고 꼬집었다. 진 총재는 "공적 분야에서 과시욕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 거대한 장난감을 어른에게 쥐여주는 상황이 있었는데 민간 영역에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총재의 발언은 그동안 중국 고위 관료들이 사업성은 뒷전인 채 양적 성장에만 치중해온 데 따른 부작용이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진 총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투자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광범위한 컨설팅을 진행하라고 했다"며 "민간, 공공,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총재는 앞으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서 환경 개선 기여도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은 포럼 현장에서 새로운 시대 진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대표 격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시 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중국의 지향점을 명확히 밝혔다. 시 주석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류 주임은 오는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금융담당 부총리로 선임될 것이 유력하다. 류 주임은 "중국 사회정책과 경제구조 개혁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주임은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8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가고 있는 이 시점이 바로 구조적 개선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를 내수 확대를 통해 대내외 균형을 맞춘 구조로 전환하려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류 주임은 소비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8%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류 주임은 "과잉 생산, 과잉 재고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공급 시스템 개혁을 통해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철강 등 대표적인 공급 초과 산업 분야에서 합병 등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도 류 주임은 △그림자 금융 퇴출 △빈곤 퇴치 △환경 개선 등을 주요 추진 과제로 꼽았다. 류 주임은 "지난 5년간 전례 없는 강도로 빈곤 퇴치에 나섰고 그 결과 지방 빈곤층 수가 1억명에서 3000만명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천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중국 고위 관료가 질적 성장에 보다 큰 무게를 두고 환경 친화적인 성장을 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 자체가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류 주임은 "중국은 환경오염과 공해에 맞서 나가겠다"며 "저탄소 녹색성장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원한다"고 말했다. 

런훙빈 중국기계공업그룹(SINOMACH) 회장은 일대일로 정책과 관련해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아니다"며 "보다 포용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엔진"이라고 말했다. 거화융 유니온페이 회장은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다보스에서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중국이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개혁의 파도에 올라탔다고 평가했다. 거 회장은 "개혁·개방 40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이 400달러에서 1만달러 수준으로 증가했고 중국인 1명당 4개꼴로 신용카드를 보유할 정도로 개혁·개방 정책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팡싱하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중국이 엄청난 부채를 갖고 있다"며 현 상황을 '회색 코뿔소'에 비유했다. 회색 코뿔소란 예견된 리스크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어 더 큰 혼란과 손실을 초래하는 상황을 일컫는 용어다. 팡 부주석은 "(자산 버블이 터지는) 안 좋은 일이 생길 경우 미국발 금융위기 경험을 살려 패닉 현상이 확산되지 않게 매우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싼 논란은 다보스포럼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때마침 미국이 한국과 중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기 때문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무역을 무기로 써서는 안 된다"며 "무역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쉽지만 이런 전쟁의 재앙을 중단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 회장은 "세계는 무역을 필요로 한다"며 "무역이 중단되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 회장은 더 나아가 "다른 나라를 (무역과 관련해) 제재하면 모든 소상공인, 젊은이를 제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여기저기 폭탄을 떨어뜨리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보스 취재팀 = 김정욱 국차장 겸 지식부장 / 박봉권 과기부장 / 박용범 차장 / 김세웅 기자 / 박세준 MB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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