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뉴스

HOME 화살표 미디어 화살표 관련뉴스
인공지능은 일자리 뺏는 敵 아닌 산업 키워줄 동반자 첨부파일 -

구성기 삼성전자 상무 진단 "AI탓에 역성장한 산업없다"
빅데이터 가공이 중요과제…"정리·분류된 데이터 없는 AI, 연료없는 제트기에 불과해"

 

◆ 제18회 세계지식포럼 / '인공지능이 바꿀 삶 A to Z' 리뷰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브루스 앤더슨 IBM 전자부문 사장(오른쪽)과 닉 홀제르 위스크닷컴 최고경영자(CEO·가운데), 구성기 삼성전자 상무가 지난달 17일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인공지능이 바꿀 삶'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의 선호 식단을 파악한 뒤 맞춤 레시피를 제공하는 한편 주변 마트에서 어떤 식자재가 할인 행사를 하는지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난달 매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 '인공지능이 바꿀 삶 A to Z' 세션에서 닉 홀제르 위스크닷컴 최고경영자(CEO)가 한 이야기다. 그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합작 사업을 하고 있는 벤처사업가다.
삼성전자는 위스크닷컴 등과 협업해 편리한 스마트 가전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신해주는 셈이다. 나아가 냉장고 안을 굳이 살피지 않아도 식자재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 다 떨어진 식자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심지어 해당 식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줄 수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파고들 경우 삶의 외연이 넓어지며 추가적인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여가시간 확대가 그것이다. 브루스 앤더슨 IBM 전자부문 사장은 "인공지능은 인간의 단순 반복 업무를 사라지게 만들어주는 까닭에 인간의 생산성을 더 높이게 될 것"이라며 "여유시간이 생기면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향후 중요한 질문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향후 인공지능이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추세는 한층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산업 성장을 촉진한다는 측면이다. 세션 좌장을 맡은 구성기 삼성전자 상무는 "모든 산업을 다 살펴봤더니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인공지능 때문에 역성장하는 산업은 없었다"며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지구상 대부분 산업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상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가전을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가다. 

IBM이 제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 슈퍼컴퓨터 '왓슨'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누구나 쉽게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개발한 로봇 '페퍼'는 백화점, 병원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심지어 냉장고에도 거대한 스크린이 탑재되고 여기에 인공지능을 이식해 활용하는 '패밀리 허브'라는 제품이 나온다. 

강연에 참석한 세 사람이 가장 중요시한 것은 '빅데이터의 가공'이다. 데이터는 많지만 막상 쓸 만한 데이터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의 문제다. 

구 상무는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살펴볼 때 데이터가 없을 경우 '거대하고 빠른 비행기에 연료가 없는 격'"이라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반면 이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제대로 가공할 수 있는 기업이 드물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앤더슨 사장은 "데이터는 이를 의미 있게 분류하고 정리하는 큐레이션(curation)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포맷으로 변환하는 작업이 문제"라고 말했다. IBM이 자랑하는 인공지능 왓슨은 미국의 유명 TV 퀴즈쇼 프로그램인 '제퍼디 퀴즈쇼'에 2006년 처음 출전했다. 그러나 정답률은 고작 15%에 그쳤다. 반도체 메모리를 바탕으로 기억력에 의존해야 하는 인간보다 풍부한 데이터 양을 갖고 있었지만 정작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불과 5년 뒤인 2011년, 왓슨은 제퍼디 퀴즈쇼에서 최장 기간 우승을 거뒀던 켄 제닝스를 꺾고 퀴즈왕에 올랐다. IBM이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처리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덕택이다. 

혁신적인 인공지능 알고리즘인 딥러닝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딥러닝은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가 사용하는 기술이다. 홀제르 CEO는 "처음에 창업할 때 박사 3명을 데려와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정작 미국 밖의 국가로 진출할 때는 해당 알고리즘을 적용한 프로그램 개발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를 뒤바꾼 것은 딥러닝이다. 그는 "딥러닝을 통해 알고리즘을 개발했더니 3년 동안 3명의 박사가 했던 일을 단 3개월 만에 해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소수의 전유물이던 인공지능을 이제 약간의 훈련을 받은 일반인도 개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 일보 직전이다. 

앤더슨 사장은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을 개방해 누구나 왓슨에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언어로 질문해 볼 수 있다"며 "약간의 교육만 이뤄지면 왓슨을 활용해 인공지능을 적용해 볼 수 있는 '시민데이터과학자(Citizen Data Scientist)'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소수의 천재 수학자·과학자에게 맡기고 인간은 단지 그 인공지능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만 배우면 되는 '시민데이터과학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한우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글 -
다음글 블록체인 기술, 금융 넘어 정부시스템 혁신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