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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 금융 넘어 정부시스템 혁신 이끈다 첨부파일 -

에스토니아 `X-Road` 시스템, 블록체인으로 국민정보 관리
수작업 줄이고 신뢰성은 높여…핀란드·멕시코·파나마도 도입
2007년 디도스 사이버공격에 국가 기간전산망 2주간 마비…범정부 디지털 개혁 계기돼

 

 

◆ 제18회 세계지식포럼 / 디지털 강국 일군 토마스 일베스 前 에스토니아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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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토마스 헨드리크 일베스 전 에스토니아 대통령이 지난달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후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정부의 디지털 정책은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만들면 다음 정권에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정책을 착근시키고 그로 인한 시스템이 굴러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강국이다.
2007년 에스토니아 기간전산망이 러시아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되는 사건이 자극이 됐다. 당시 사이버 공격은 정부 중앙부처, 총리실, 의회, 은행 등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졌다. 급기야 에스토니아 전체 인터넷은 2주간 마비돼 국가적으로 대혼란이 벌어졌다. 이후 에스토니아는 범정부 차원에서 코딩교육 강화, 정부 시스템 개혁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2006~2016년 에스토니아의 대통령으로 재임한 토마스 헨드리크 일베스는 바로 그런 디지털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매일경제 주최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인터뷰를 하고 에스토니아가 디지털 강국으로 거듭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 마비 사건 이후 정부의 민주주의 정책결정 시스템은 물론, 정책집행 시스템을 디지털 기술로 개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주민등록증이나 개인 아이디를 완전히 디지털로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학교나 병원, 경찰서 등과 연결시키면 사람이 수작업으로 문서를 관리하지 않아도 기계끼리 알아서 개인 데이터를 관리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개인정보는 해킹에도 안전해질 뿐 아니라 국민이 볼 때 정부가 데이터를 조작한다는 의혹도 사라진다. 사회적 신뢰가 높아지는 셈이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나는 오늘날 기술의 성지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에 머무르고 있다"며 "그러나 심지어 이 도시도 국가 시스템 차원에서는 1960년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자신의 딸에게 영어교육을 시키기 위해 학교와 교육청에 서류를 제출하려고 긴 시간을 기다리고 줄을 설 때 그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미 에스토니아는 'X-Road'라는 블록체인 기반 정부시스템을 발명해 태어나자마자 아이에 대한 데이터가 입력되고 전자서명으로 모든 공공서류가 처리된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X-Road는 이미 소스코드가 공개됐으며 핀란드 파나마 멕시코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개혁 성과는 최근에서야 전 세계적으로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특히 테러사태 이후 유럽연합(EU)에서 시민권을 획득하기가 까다로워지면서 에스토니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E레지던시(E-Residency)'라고 불리는 전자 주민등록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해외에서도 원격으로 EU 영주권 신청이 가능해졌고, 투명하게 허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덕분에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은 동유럽은 물론 유럽 전체에서도 각광받는 스타트업의 허브가 되고 있다. 

미국인 팀 드레이퍼 DFJ 회장은 이번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나도 에스토니아를 통해 EU 영주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국가 전체의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부분적으로 디지털 국가 시스템을 개혁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 대수술을 집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국민의 20% 정도만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을 쓴다고 생각해 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고 결정할 정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이 사람들의 실생활에 영향을 끼치려면 애플, 구글과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가 어떤 정책을 주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기술의 성장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만 잘살겠다는 고립주의를 펼치면 시장에서 매우 빨리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가 포용적인 규제와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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