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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들 레이더 전 美연방항소법원장 "인공지능이 5년내 판사 대체…사법 불신 줄어들 것" 첨부파일 -

AI로 판결결과 예측 가능해져…불필요한 지재권 소송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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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랜들 레이더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장충아레나·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강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인공지능(AI)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인간의 불신을 제거해줄 것이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장을 지낸 랜들 레이더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교수의 말이다. 그는 법원장 4년을 포함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등에서 30여 년간 판사로 재직하며 수많은 소송과 법적 분쟁에 대해 판결해왔다. 기업 간 지식재산권 분쟁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그런 그가 "AI가 판사는 물론 법조계의 대다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5년도 채 안 걸릴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달 18일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여한 레이더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구글 딥마인드가 최근 공개한 새로운 인공지능 '알파고 제로'를 예로 들며 AI가 바꿔놓을 사법 시스템의 미래를 설명했다. '알파고 제로'는 기존 바둑기사들의 기보를 대량으로 학습하는 형식인 알파고를 뛰어넘어 인간의 도움도 배제한 채 온전히 바둑 규칙에 대한 자기학습을 통해 바둑을 두는 새 인공지능이다. 레이더 교수는 "내가 30년간 판사 일을 해본 결과 충분히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판사들보다) 아마 더 빠르고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법조계 상당수의 일자리를 대체하면 현재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레이더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인간인 판사가 사건을 판결하는 데 있어 (정치·철학적 측면의) 개인적인 관점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쉽지 않다"며 "컴퓨터는 이러한 인간의 편향성을 제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압력, 부패 등에 따른 사법 체계의 불신 역시 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허 소송 등 지식재산권 분쟁 분야 최고 권위자인 레이더 교수는 글로벌 기업 간 분쟁 또한 AI로 인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허 소송을 제기하기 전 미리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결과를 예상할 수 있어 굳이 소송전으로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삼성도, 애플도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적절한 금액으로 당장 합의를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AI는 기업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비즈니스를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개해나가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국가마다 보호의 수준과 정도가 이질적이라는 것"이라며 "표준화된 제도가 도입되면 최선이겠지만, 국가마다 다른 제도의 차이를 프로그래밍함으로써 그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혁신에 대한 태도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래 사회에서는 절대 기업 혼자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오늘은 인도 벵갈루루에서, 내일은 중국 청두에서, 그다음 날은 서울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게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며 "혁신이 나올 때마다 이를 법적 분쟁으로 가져가기보다는 기업 간 라이선싱을 통한 협력으로 서로의 신기술을 배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상호 호혜적 특성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혁신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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