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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결제로 무장…도시를 바꾸는 '공유자전거 혁명' 첨부파일 -

GPS로 자전거 위치 검색, 잠금장치 열면 위챗페이 결제…자전거 보관시설 필요 없어
세계 180개 도시에 700만대…이르면 내달 수원서 첫선
올 상반기에 56억㎞ 주행…이산화탄소 126만t 감소 효과


 

◆ 제18회 세계지식포럼 / 창업 2년만에 2조원 기업 일군 후웨이웨이 모바이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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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9일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오픈세션 '도시를 바꾸는 공유자전거'에서 후웨이웨이 모바이크 창업자가 중국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공유자전거' 창업 이후 도시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자전거를 도시에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베이징이 맑은 공기에 깨끗한 하늘, 인간미 넘치는 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바이크를 창업했지요." 

제18회 세계지식포럼 마지막 날 장충아레나 연단에 선 후웨이웨이 모바이크 대표(35)가 밝힌 창업 배경은 순수했다. 창업한 지 2년여 만에 기업가치 2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을 일군 스타 벤처기업의 대표이기에 야망이 가득 찬 경영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작고 앳된 모습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한 이 여성 대표는 차분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비전과 경영전략을 털어놨다. 후 대표의 비전은 숭고하지만 무모하지 않았다.
후 대표는 사실 10여 년간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취재한 베테랑 기자 출신이다. 오랫동안 교통과 관련된 취재를 하며 베이징의 교통 체계가 조만간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직감했다. 베이징의 교통 체증이 심하고 공기 오염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후 대표는 한 벤처 투자자에게 "QR코드 스캔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공유자전거 사업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우연히 들은 이 말이 창업의 모티브가 됐다. "모든 사람이 말렸어요. 베이징에 자전거 도로나 보관소 같은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았거든요. 자전거를 길거리에 세워두면 사람들이 다 훔쳐 갈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에 집착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사회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한국에도 서울시 '따릉이' 등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없는 것이 아니다. 모바이크가 기존 공유자전거 서비스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보관시설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아무 데나 세워도 된다. 자동 잠금 장치가 작동하기 때문에 QR코드를 스캔하기 전에는 자전거를 이용할 수 없다. 물론 지정된 장소에 세우면 더 많은 크레디트를 받을 수 있다. 사용 횟수에 비례해 마일리지가 쌓이고 이를 활용해 공유자전거를 탈 수 있다. 외진 곳에 세워진 자전거를 보물 찾기 하듯 찾아가서 탑승하면 마일리지를 50% 더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젊은이들은 일부러 방치된 공유자전거를 찾아가서 타기도 한다. 자전거에는 GPS가 부착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자전거가 세워진 장소를 검색할 수 있다. 내려서 잠금 장치를 켜는 순간 자동으로 위챗페이를 통해 과금이 된다. 공유자전거 비즈니스가 단순한 하드웨어 아이템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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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대표는 "한 명의 관리자가 많은 공유자전거를 관리하려면 다양한 IT가 활용돼야 한다"며 "고장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유자전거 사업에 사용되는 자전거를 모바이크가 직접 생산했다"고 말했다. 

모바이크의 공유자전거는 현재 전 세계 180개 도시에 약 700만대가 다닌다. 디즈니 캐릭터가 들어간 자전거, 체인이 없는 자전거 등 종류도 다양하다. 후 대표는 "현지화에 초점을 뒀고 디즈니, 맥도널드, 피자헛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설립된 지 3년도 안된 스타트업이라면 중국 시장만 공략해도 기업 성장에는 충분하다. 아직도 중국 내 공유자전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중국, 싱가포르, 영국, 이탈리아,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에서도 이르면 다음달 수원에서 첫선을 보인다. 지난 18일 경기 수원시청에서 수원시와 '스테이션(대여소) 없는 무인 대여 자전거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모바이크는 이미 수많은 '큰손'에게 1조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다. 2016년 텐센트와 미국 세쿼이아캐피털 등으로부터 1억달러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는 올해 1월 초에도 미 사모펀드 워버그 핀커스 등과 함께 2억15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바이크에 투자했다. 이 밖에 폭스콘도 올해 1월 말 모바이크에 전략적 투자를 선언했다. 

최근 들어 '스타 벤처'를 찾기 힘든 한국으로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이처럼 주목받는 기업으로 급성장한 비결을 후 대표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서 찾았다. 후 대표는 "모바이크 사업에서 모바일 지불 시스템은 핵심적인 성공 요건"이라며 "중국 정부는 금융 측면에서 전폭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줬고 덕분에 새로운 시도, 더 나은 서비스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모바이크가 도시에 가져온 효과는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 모바이크 사용자는 56억㎞를 주행해 126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켰다. 이는 1년 동안 자동차 35만대가 운행하지 않은 효과와 같다. 그만큼 공기 질을 끌어올린 셈이다. 

높은 주거비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베이징 시민에게도 단비가 되고 있다. 후 대표는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집의 임대료는 매우 높다"며 "지하철역 주변에 비치된 공유자전거를 이용하면 경제적 형편 때문에 역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편리하게 출퇴근 또는 통학이 가능해져 주거 만족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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