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뉴스

HOME 화살표 미디어 화살표 관련뉴스
케냐 오지서도 통하는 가상화폐…막는다고 막을 수 있겠나 첨부파일 -

인플레·화폐개혁 시달리면 기존 화폐는 신뢰 못얻어…인도·印尼 비트코인 인기
금융허브서 밀려나던 런던 가상화폐 도입해 재도약 노려


 

◆ 제18회 세계지식포럼 / 지금 세계는 가상화폐 열풍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지난 18일 세계지식포럼 '디지털 화폐혁명! 혁신인가 혼란인가?' 세션에 참가한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센터장과 리처드 레빈 폴리넬리 법무법인 금융규제팀장, 데이비드 리 싱가포르경영대 교수(왼쪽부터)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디지털 화폐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영국은 (EU에서) 분리될 것이다. 런던은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치를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시장을 선점하면 (비록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런던은 전 세계와 연결된 금융허브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영국이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로버트 쿱먼 WTO 수석이코노미스트) 

전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 열풍에 휩싸였다.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한 제18회 세계지식포럼은 모두 7개의 세션을 활용해 미래에 야기될 블록체인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화를 조망했다. 금융전문가, 정부 관계자들은 블록체인이 분명히 기존 금융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런던처럼 이 기술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일 열린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세션에 참석한 안토니 루이스 R3 연구소장은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최근 디지털 화폐, 암호화폐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암호화된 디지털 화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모토 마모루 SBI홀딩스 블록체인추진실 집행임원은 "아프리카나 남미는 자국 통화가 유동성이 굉장히 떨어지고 태환성이 없다"면서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비트코인 등이 '투기'가 아닌 '거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종종 발생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은 재정적자 등에 시달리는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통화량을 늘리면서 야기된다. 그런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들은 집권 세력의 결정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프로그램에 따라 통화량이 정해지기 때문에 국민들이 인플레의 위협에 떨 필요가 없다. 최근 화폐개혁을 단행한 인도나 화폐개혁을 예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한 현상들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제리 조던 전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블록체인이 부상하게 되면 법정화폐에 대한 법률항목들이 대거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장차 정부기관도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후지모토 집행임원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경우 비트코인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국만의 암호화된 루블화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채굴을 통해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어 통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당국인 중앙은행의 두려움을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2일 세미나를 통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화폐가 발행되면 민간은행의 금융중개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며, 법정화폐 가능성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었다. 

비트코인은 사실상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대체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국가 단위의 경제가 자리를 잡은 현대사회에 어떤 충격을 던져줄지 가늠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이미 나온 가상화폐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가상화폐의 공개(ICO)를 금지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진행된 '디지털 화폐혁명! 혁신인가 혼란인가?' 세션에 참가한 리처드 레빈 폴리넬리 법무법인 금융규제팀장은 "(규제당국은) 일단 가상화폐로 인해 (금융생태계가) 잘못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 정부도 초기에는 가상화폐 공개를 하더라도 정부의 허가를 의무화시켰고, 한국 정부도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미국에도 그런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ICO는 기업이 주식시장에 주식을 공개(IPO)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과 같이,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는 ICO를 통한 사기가 포착되고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 모든 형태의 ICO를 전면 금지했다. 

데이비드 리 싱가포르경영대 교수는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국경은 물론 통화주권 또한 훌쩍 초월해 버린 이 화폐들이 참 골칫거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들이 단지 기존 화폐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주목할 만했다. 후지모토 집행임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공개형(Public) 블록체인도 있지만, 공인된 당사자만 참여·관리할 수 있는 폐쇄형(Private) 블록체인도 존재한다"며 "모든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가 비트코인처럼 공개형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게임머니' '상품권'처럼 특정 재화나 서비스에 특화된 형태로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가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에는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있었다. 칭수더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 수석엔지니어는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시스템은 처리속도가 느릴 수 있다"며 "중앙집중적 결제를 처리하는 알리바바의 경우 초당 12만건의 결제가 가능할 정도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거래 데이터가 나타나면 모든 인터넷 시스템에 다 공개되기 때문에 비밀 보호가 어렵다는 점, 모든 사람들이 익명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고 덧붙였다. 

[신현규 기자 / 김태준 기자 /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글 "블록체인이 관료시스템 허물 것"
다음글 블록체인이 증빙서류 대체 → 인력 감소 → 비용절감·행정 투명화